j언니의 클럽엘 한번 꼭 들른다는 것이,
멀다는 핑계로 많이 미뤄졌다.
해가 떨어질 즈음, 언저리를 배회하다,
건물 기둥에 포스터를 붙이는 언닐 발견!
할로윈 파티를 준비하느라 몹시 분주했던 모양이었다.
포스터를 붙이고, 근처 호프에서 햄버거와 생맥주를 마셨다.
이 시간이 언니와 차분히 대화할 수 있던 유일한 기회.
클럽운영의 고단함을 이야기하며,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더니, 하루키처럼 살고 있어."
나도 언니가 클럽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하루키 생각을 했는데....
우리는 그의 신간을 조목조목 칭찬하며 즐거웠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엉뚱한 대학원에 들어가 방황하던 시절에
언니는 나의 든든한 말벗이자 조언자가 되어주곤 했다.
2-3일에 한번꼴로 작업실에 찾아가선, 따끈한 된장찌개도 얻어먹고, 라면도 같이 끓여먹곤 했었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 난 너무너무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다시 클럽에 돌아와,,
늙은 호박의 속을 파내고, 날이 무딘 과도로 눈코입을 최대한 할로윈스럽게 조각했다.
6개 정도의 속을 파냈고, 3개 정도를 조각했는데.
빵빵 터지는 클럽음악을 들으며, 오랜만에 단장하고 앉아(아껴둔 미니 원피스를 꺼내 입었거늘!), 늙은 호박을 끌어안고 있는 나의 모습이 굉장히 기묘하게 느껴졌다. 바텐더가 만들어준 코스모폴리탄을 홀짝거리면서.
포켓볼을 좀 치다가,
언니가 가져다 놓은 책들을 한번씩 훑어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 28번째 생일이야기다.